지난해 4월 포스코가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 내에 설립한 자립형 사회적 기업 '송도에스이(SE : Social Enterprise)'는 전국 최대 '새터민' 고용기업이다.

저소득층 등 고용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을 위해 출범한 송도에스이는 포스코 글로벌 R&D센터, 포스코건설 빌딩 등 인천지역 포스코 패밀리사 사옥의 청소와 주차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송도에스이에는 현재 130여 명의 취약계층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 중 39명은 북한 이탈주민인 새터민들이다. 최근 '영구 노사평화' 선포식, 국내 최초 '미화전문교육장' 운영, 사회적 기업 생산 제품만을 구매하는 '착한 구매'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송도에스이를 찾아 미래비전을 들어봤다.

 

▲새터민들의 재활 보금자리

"새터민을 바라보는 사회의 편견과 고령의 나이 탓에 아르바이트조차 구하기 힘들었을 때 송도에스이가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만 두라고 할 때까지 일할 겁니다."

입국한 지 2년이 지났다는 새터민 A씨 부부의 말이다.

새터민 2만 명 시대, 인천에만 1천600여 명의 새터민이 정착해 살고 있지만 이들의 정착 지원을 위한 정부대책은 미흡하기만 하다.

송도에스이는 사각지대에 놓인 새터민을 포함 저소득층, 고령자, 다문화 가족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떳떳한 직업인으로 성장하도록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이 업체는 이윤의 100%를 사회적 목적에 사용토록 정관에 명시해 또다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송도에스이는 설립초기부터 새터민들이 직장생활에 잘 적응토록 하기 위해 먼저 호칭문화를 개선했다. 기존 청소업계의 일방적인 지시, 명령과 멸시 등 좋지 않은 문화가 답습되지 않도록 하고 여직원은 '여사님', 남직원은 '선생님'으로 호칭을 개선해 상호 존중의 직장분위기를 조성했다.

장병일 송도에스이 상무는 "현재 인천에 거주하는 새터민의 30% 만이 직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속적인 교육으로 자신이 발전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높아 지난해 취직한 새터민 전원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내년까지 "새터민 고용을 5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소도 전문인력시대

송도에스이는 이들 취약계층에게 단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을 갖춘 전문인력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 글로벌 R&D센터 내에 위치한 송도에스이의 미화교육장과 실습장은 최고의 시설과 최신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교육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302㎡의 실습교육장과 40여 종의 청소장비, 이론교육장을 활용해 이론·실습·일 체험 등 체계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인천은 송도 신도시 등 대형 고층 빌딩 신축으로 미화인력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공급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송도에스이가 주관하는 미화교육은 미취업 이웃들의 새로운 출발을 돕고 있다. 매월 1회 2주 코스로 운영하는 '청소전문교육과정'이 대표적이다.

미화 전문교육은 현재 4기째 이뤄지고 있으며 총 31명의 교육생이 다녀갔다. 미취업 교육생 15명 중 8명이 취업해 일하고 있다.

현재 송도에스이는 미화교육 전문교육기관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장병일 상무는 "미화전문직에 대한 사회의 선입견을 타파하고, 미화전문인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올 수 있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착한 구매, 문화체험 활동

송도에스이는 상생과 나눔·문화 체험 등 다양한 정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 사회적 기업인 '나눔과 기쁨' 그리고 '도농직거래상생사업단'과 착한구매 MOU를 체결하고 송도에스이 직원 식사 지원용 쌀과 밑반찬, 간담회용 도시락, 포스코 건설 공사 수주 축하 떡을 구매하고 있다.

또 인천고용지원센터 및 연수구청과 지역인재 채용과 관련한 MOU를 체결하는 등 상생과 나눔문화 실천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추구하고 있다.

송도에스이는 또 새터민들이 우리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문화 체험도 지원하고 있다. 작년 추석에는 임진각을 방문하고 합동차례와 땅굴체험을 실시했고, 올해 설에는 온천과 스파체험, 현충사를 견학했다. 한 달에 한 번씩 고객 예절교육, 웃음치료, 금융교육, 언어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신개념 노사문화 정착

포스코는 송도에스이에 초기 투자비를 지원하고, 관리운영을 컨설팅하며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해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해 내도록 지원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이익은 또다른 일자리 만들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단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송도에스이는 최근 '영구 노사평화' 선포식을 개최했다. 전직원이 참여하는 '영구 노사평화' 선포문을 통해 한가족 노사협의회 단일체제를 영구히 유지·발전시키고, 노사 신뢰와 상생의 모범적인 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무재해 사업장을 실현하고 품질향상과 원가절감,혁신활동을 생활화해 미화와 주차관리를 최고로 잘 하는 1등 착한 기업을 목표로 다 함께 전전하기로 합의했다.

손기진 송도에스이 사장은 "영구 노사평화 선포를 계기로 상호 신뢰와 협력의 노사문화를 창출해 근로자의 편익과 복리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수기자 vodokim@itimes.co.kr